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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술이 일상화되면서 제품·서비스 마케팅에 'AI'를 내세우는 기업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AI 기술 적용 수준과 무관하게 과장된 표시·광고로 소비자를 오인시키는 'AI 워싱(AI-Washing)' 행위가 확산되면서,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소비자원이 본격적인 모니터링과 가이드라인 마련에 나섰습니다.
소비자 10명 중 6명이 AI 제품에 평균 20.9%의 추가 금액을 지급할 의향이 있다는 조사 결과는, AI 워싱이 단순한 과장 광고를 넘어 소비자 선택을 왜곡하는 심각한 불공정거래 행위임을 보여줍니다.
1. AI 워싱, 왜 문제인가
2. 주요 내용
3. 시사점: 기업이 유의해야 할 사항
1. AI 워싱, 왜 문제인가
AI 워싱(AI-Washing)이란 AI 기술이 적용되지 않았거나 그 수준이 미미함에도 AI 기능을 실제보다 과장하여 표시·광고함으로써 소비자를 오인시키는 행위를 말합니다.
공정위와 소비자원은 2025년 5월부터 7월까지 국내 주요 7개 오픈마켓(네이버, 롯데온, 11번가, 옥션, SSG닷컴, G마켓, 쿠팡)을 대상으로 가전·전자제품의 AI 워싱 실태를 모니터링한 결과, 총 20건의 의심사례를 발견하고 사업자 소명 과정을 거쳐 모두 자진 수정 또는 삭제 방식으로 시정했습니다.
공정위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2026년 중 인공지능 관련 부당한 표시·광고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예정이며, 앞으로도 소비자원과 협업을 통해 주요 제품 분야별로 AI 워싱 행위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할 계획입니다.
2. 주요 내용
가. AI 워싱 적발 사례 유형
공정위가 시정한 20건의 사례를 분석하면, AI 워싱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타납니다.
(1) 단순 센서 기술을 AI로 표현 (19건)
학습에 기반하지 않은 단순 센서 기술 적용 등 AI 기술로 보기 어려움에도 제품명에 'AI' 명칭을 포함하거나 AI 기능을 실제보다 과장하여 광고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 냉풍기 사례: 온도 센서 기반 자동 풍량 조절 기능을 'AI 기능'으로 표현 → '자동 온도 조절'로 수정
• 제습기 사례: 습도 센서 기반 자동 습도 조절 기능을 '인공지능 기능'으로 표현 → 해당 표현 삭제
(2) AI 기능의 작동 조건·한계 미표시 (1건)
제품에 실제 AI 기능이 탑재되어 있더라도, 작동 조건이나 한계 등의 제한사항을 명시하지 않아 소비자가 이를 인식하기 어려운 경우도 존재했습니다.
• 세탁기 사례: AI 세탁모드가 세탁물이 소량(3kg 이하)인 경우에만 작동함에도 이러한 제한사항을 미표시 → "세탁량 3kg 이하에서 동작합니다. 사용환경 및 제품에 따라 동작 조건은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로 제한사항을 명확히 표시
나. 소비자 인식조사 결과
공정위와 소비자원은 AI가 무엇인지 알고 있는 소비자 3,000명을 대상으로 AI 워싱 인식 및 소비행태 등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습니다(2025년 7월).
(1) AI 제품 구매 의향 및 추가 지불 의사
응답자 절반 이상인 57.9%(1,737명)는 AI 기술이 적용된 제품이 일반 제품보다 비싸더라도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구매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소비자는 일반 제품에 비해 평균 20.9%의 추가 가격을 지불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2) AI 제품 구별의 어려움
AI 제품 구매 시 우려되는 사항으로는 AI 기술이 실제로 적용된 제품을 구분하기가 어렵다는 응답 비율이 67.1%(2,013명)로 높게 조사되어, 부당한 AI 워싱 광고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할 필요가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3) 필요한 정책 수요
AI 워싱으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정책으로는 다음을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 응답했습니다.
① 사업자와 소비자의 이해를 돕는 가이드라인 마련 (31.5%)
② 국가표준, 기술기준, 인증제도 등 마련 (26.1%)
③ AI 워싱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 (19.4%)
다. 적용 법률: 표시광고법 위반
AI 워싱 행위는 실제보다 제품의 성능을 과장하여 소비자의 합리적 구매 선택을 방해하기 때문에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표시광고법')에 의해 부당한 표시·광고행위로 규율될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표시광고법 제3조 제1항 각호에 규정된 부당한 표시·광고 유형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1) 거짓·과장 광고 (법 제3조 제1항 제1호)
사실과 다르게 광고하거나 사실을 지나치게 부풀려 광고하는 행위
(2) 기만적 광고 (법 제3조 제1항 제2호)
사실을 은폐하거나 축소하는 등의 방법으로 표시·광고하여 소비자를 속이거나 소비자로 하여금 잘못 알게 할 우려가 있는 표시·광고
(3) 부당 비교 광고 (법 제3조 제1항 제3호)
비교 대상 및 기준을 명시하지 아니하거나 객관적인 근거 없이 자기 또는 자기의 상품 등을 다른 사업자 또는 다른 사업자의 상품 등과 비교하여 우량 또는 유리하다고 표시·광고하는 행위
제재 수단으로는 시정조치(법 제7조), 과징금(최대 20억 원 또는 매출액의 2%, 법 제9조), 과태료(최대 1억 원, 법 제17조) 등이 있으며, 형사처벌(2년 이하 징역 또는 1억 5천만 원 이하 벌금, 법 제16조)도 가능합니다.
3. 시사점: 기업이 유의해야 할 사항
가. AI 관련 표시·광고 시 유의사항*
기업은 AI 기술을 표방하는 제품·서비스의 마케팅 시 다음과 같은 사항에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1) AI 기술 적용의 실질성
• 제품에 적용된 기술이 실제 AI 기술에 해당하는지 검토
• 단순 자동화 또는 센서 기반 기술을 AI로 표현하는 것을 지양
(2) 성능 및 기능 표시의 정확성
• AI 기능의 성능, 정확도 등을 객관적 근거에 기반하여 표시
• 절대적·최상급 표현 사용 시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자료 확보
(3) 작동 조건 및 한계의 명시
• AI 기능의 작동 조건, 환경, 제한사항 등을 명확히 공개
• 소비자가 제품의 실질적 성능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정보 제공
(4) 비교 광고 시 객관적 근거 확보
• 경쟁 제품과의 비교 시 비교 대상 및 기준을 명시
• 비교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 보유
(5) 내부 검토 체계 마련
• AI 관련 표시·광고에 대한 사전 검토 프로세스 구축
• 마케팅, 법무, 기술 부서 간 협업 체계 수립
*위 사항은 공정위가 적발한 사례 유형 및 표시광고법의 일반원칙을 토대로 정리한 것으로, 개별 사안의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추가적인 검토사항이 있을 수 있습니다.
나. 특히 유의가 필요한 분야
이번 모니터링은 가전·전자제품을 중심으로 이루어졌으나, AI 기술을 표방하는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도 유사한 리스크가 존재할 수 있습니다. AI 관련 표시·광고를 하는 모든 산업 분야에서 표시광고법 준수가 요구되나, 특히 소비자 대상(B2C) 제품·서비스를 제공하면서 'AI', '인공지능' 등의 용어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기업은 표시광고법 준수 여부를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 규제 강화 추세에 따른 리스크
공정위의 2026년 가이드라인 마련은 향후 AI 워싱에 대한 본격적인 법 집행이 강화될 것임을 시사합니다.
• 자진 시정 단계의 종료: 이번 20건은 사업자의 자진 수정으로 마무리되었으나, 가이드라인 마련 이후에는 즉시 법 위반으로 조치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 소비자 피해 입증 가능성: 소비자 인식조사 결과, AI 제품에 대한 프리미엄 지불 의사가 명확히 확인되었으므로, AI 워싱으로 인한 소비자 손해 입증이 용이해질 수 있습니다.
• 평판 리스크: 표시광고법 위반은 소비자단체소송, 집단분쟁조정의 대상이 될 수 있으며, 브랜드 이미지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라. 신기술 워싱 리스크의 확산
AI 워싱은 새로운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신기술 워싱' 현상의 한 유형입니다. 생성형 AI, 블록체인, 메타버스, 양자컴퓨팅 등 혁신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해당 기술의 적용 여부나 수준을 과장하여 마케팅에 활용하려는 유혹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기술 혁신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소비자의 정보 비대칭성은 커지고, 기만적 마케팅의 리스크도 증가합니다. 기업은 혁신적 기술을 정직하고 투명하게 소비자에게 전달함으로써, 단기적 마케팅 효과를 넘어 장기적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지속 가능한 경쟁력의 원천임을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표시광고법 전문가와의 사전 검토를 통해 법적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소비자 신뢰를 기반으로 한 건전한 시장 질서 확립에 기여할 것을 권고합니다.
화우 ESG센터 및 AI센터는 막연한 ESG 및 AI업무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하고, 기업의 어려움을 해결하면서 구체적으로 도움이 되는 업무를 수행하여 오고 있습니다. 또한 변화하는 환경에 적극 대응할 수 있도록 이슈를 선제적으로 안내해 드리고, 그에 따른 적시 도움을 드리겠습니다. 관련하여 문의사항이 있으신 경우 언제든지 연락하여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