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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처벌법 시행 후 기업 그룹 회장이 기소된 첫 사건에서 법원은 그룹 회장, 계열사 대표이사 및 최고안전책임자(CSO) 모두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의정부지방법원 2026. 2. 10. 선고 2023고단834 판결). 이번 판결은 기업 그룹 계열사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해 그룹 회장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첫 사례로서 주목받았으나, 법원은 회장을 경영책임자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번 판결은 중대재해처벌법상 '경영책임자' 개념의 범위와 해석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향후 기업 그룹의 중대재해 사건에서 실무상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1. 사건 개요
2. 법원의 판단
3. 시사점
1. 사건 개요
2022년 1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틀 후 A그룹 계열사의 채석장에서 20m 높이의 토사가 무너지면서 근로자 3명이 사망하는 중대재해가 발생했습니다. 검찰은 A그룹 회장을 중대재해처벌법상 유해·위험 요인 확인 및 개선 절차를 마련할 의무와, 중대산업재해 대비 매뉴얼을 마련할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혐의로 기소하였고, 대표이사와 최고안전책임자(CSO) 및 현장 실무책임자 4명에 대해서도 각 산업안전보건법위반 또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하였습니다. 이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후 기업 그룹 회장에게 계열사에서 발생한 중대재해에 관한 책임을 묻는 첫 번째 사건이었습니다.
2. 법원의 판단
법원은 중대재해처벌법의 내용과 입법취지에 비추어 볼 때 중대재해처벌법상 의무의 주체인 ‘경영책임자(사업을 대표하고 사업을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람)’는 기본적으로 대표이사가 이에 해당하고, 대표이사가 아닌 자를 경영책임자로 인정하기 위해서는 대표이사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실질적·구체적으로 법인의 사업을 대표하고 총괄할 권한과 책임이 부여되어 있으며, 그 결과 대표이사가 중대재해처벌법상 의무를 이행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하였다는 점 등이 입증되어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하였습니다.
법원은 다음의 사정을 근거로 A그룹 회장이 중대재해처벌법상 ‘경영책임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A그룹 회장의 중대재해처벌법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① 회장이 각 부문별 정례보고나 경영관리회의 등에 참석한 사실은 인정되나, 해당 보고나 회의가 사고가 발생한 계열사의 경영책임자로서 주요 현안을 보고받고 안전·보건 업무를 포함한 사업 전반을 총괄하여 경영상 의사결정을 내리는 절차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려움.
② 회장이 일부 사안에 관하여 각 부문 대표자 또는 담당 임원 등으로부터 직접 보고를 받거나, 이들을 통해 지시를 한 사실은 있으나, 그러한 사정만으로 회장이 해당 계열사의 사업을 총괄·운영하였다고 평가하기는 부족함. 또한 그로 인하여 계열사의 대표이사가 중대재해처벌법상 의무를 이행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해졌다고 볼 만한 사정도 증명되지 않았음.
③ A그룹의 규모와 조직 체계 등을 종합할 때, 회장이 중대재해처벌법상 의무를 구체적·실질적으로 이행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고 단정하기 어려움.
한편 본 사건에서는 검찰이 대표이사, 현장소장을 함께 산업안전보건법위반,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하였고, CSO 역시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하였다는 점이 특징적입니다. 일반적으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건에서 현장 안전보건관리책임자(현장소장 등)가 주된 피의자로 특정되고, 대표이사는 현장소장의 업무를 실질적으로 겸하는 예외적인 경우에 기소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검찰은 대표이사에 대하여 ① 사업주 대표자라는 지위, ② 사고 직전 작업 지시, ③ 사업소 방문 및 위험 인지 가능성, ④ 과거 개발계획 관여 등을 근거로 현장소장과 동일한 주의의무를 부담한다고 보아 현장소장과 함께 기소하였고, CSO에 대해서도 안전보건관리책임자에 준하는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다고 전제하여 함께 기소하였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대표이사에 대해서는 채석장이 위치한 사업소 소장이 해당 사업소의 안전보건관리 등을 총괄하였고 채석장 변경 신고 및 해당 사업소에서 이루어진 채석작업의 위치, 방법 등의 결정 주체도 사업소 소장이었으며, 2021년 대표이사 취임 이후 관리 사업장이 10곳에 달하는 점 등을 근거로 대표이사가 현장소장과 동일한 안전조치의무 및 업무상 주의의무를 부담하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법령에 규정된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채 피해자들에게 작업을 지시하였다거나 그러한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방치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계열사 CSO에 대해서도, CSO가 안전 관련 사항에 관한 전결권을 보유하고 있었더라도 사고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틀 후 발생하였고 안전보건관리 조직이 구성된 지 1개월 만에 사고가 발생한 사정을 들어 피고인이 담당하고 있던 안전보건 경영책임자가 아닌 안전보건관리책임자에 준하는 업무상 주의의무를 부담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반면, 아래 표에서 확인되는 것과 같이 현장 실무자 4명에 대해서는 모두 유죄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3. 시사점
이번 판결은 중대재해처벌법상 ‘경영책임자’의 개념이 실무에서 어떻게 해석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입니다. 법원은 단순히 계열사로부터 보고를 받거나 일정한 지시를 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경영책임자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으며, 실질적으로 해당 사업을 총괄·관리하였는지 여부와 안전·보건 관련 의사결정 권한의 존재를 핵심 판단 기준으로 제시하였습니다. 다만, 이러한 법리가 향후 유사 사안에서도 동일하게 유지될지 여부는 추가적인 판례의 축적을 통해 보다 명확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이번 판결은 지주회사 체제나 복잡한 계열사 구조를 갖는 기업집단의 경우, 개별 계열사에서 발생한 중대재해에 대한 책임이 그룹 회장에게 곧바로 귀속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시사합니다. 즉, 회장이라는 형식적 지위나 일반적 영향력만으로는 중대재해처벌법상 경영책임자로 평가되기 어렵고, 사고 발생 사업장에 대한 안전·보건 관련 의사결정 권한과 실질적인 통제 가능성이 인정되어야 경영책임자로 볼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기업은 안전·보건 관련 의사결정 구조를 보다 명확히 정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경영진의 권한과 책임을 내부 규정 및 문서로 구체화하고, 실제 의사결정 과정이 해당 규정에 부합하도록 운영하여야 합니다. 특히 CSO(안전보건최고책임자)를 선임한 경우에는, CSO가 안전·보건 업무를 실질적으로 총괄·관리하도록 조직 구조와 보고·결재 체계를 구축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화우 산업안전∙중대재해 팀은 산업안전∙중대재해 분야 전문변호사, 검찰, 고용노동부 및 산업안전보건공단 출신 고문, 전문위원 등으로 구성되어 안전보건관리시스템 구축을 위한 컴플라이언스 자문은 물론, 중대재해 발생에 따른 각종 법률분쟁 및 관련 이슈들에 대한 대응 등에 대한 종합적인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특히 급변하는 산업안전 관련 이슈에 대한 선제적 쟁점 파악과 해결방안 모색 및 축적된 정보제공 등 항상 의뢰인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하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의문점이 있으시거나 도움이 필요하신 경우 언제든지 연락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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